[Interview] 나의 연습 루틴: 피아니스트 백채영

Q. 현재 준비하고 있는 작품의 양이 굉장히 방대한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작품들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채영님만의 연습 루틴이나 연습의 스타일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저는 얼마 전까지는 석사과정 독주회 때 연주했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7번, 브람스 클라비슈티케 Op. 118, 쇼팽 에튀드 '흑건', 라흐마니노프 에튀드 Op. 39, No. 9, 바흐 평균율 BWV 875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까지 프로그램에 추가되면서 러닝타임만 총 112분의 방대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3 때, 대학 입시를 위한 60분 프로그램을 준비할때도 엄청 벅찼던 기억이 있는데요. 지금처럼 100분이 넘는 프로그램은 처음 준비해보는 거라 더 일찍 연습을 시작하지 못한 점이 살짝 후회도 된답니다. 거기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은 이번에 처음 다뤄보는 작품이라 부담도 되지만 뭐... 어떡하겠어요. ^^ 열심히 연습해 봐야죠!
이전에는 연습을 할 때, 연습량으로만 채우는 경향이 컸는데, 석사 리싸이틀을 준비하면서 하루 3시간을 연습하더라도 효율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답니다. 바로 요일별, 시간별로 작품을 분배해서 연습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이런 식이에요. 한시간 동안 베토벤 소나타 한악장을 연습하겠다고 정했다면 그 시간 동안에는 그 한 악장에만 몰두하고, 정해진 시간이 다되면 미련없이 다음 악장으로 넘어가는 식이죠. 생각보다 간단하죠? 그러나 많은 양의 작품을 동시에 연습 해보신 분들은 다들 공감하는 부분일꺼에요. 연습을 하면 할 수록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고, 그런 상황에서 다른 곡에 대한 걱정도 배로 커진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결국엔 이런 걱정이 스스로의 연주에 대한 자신감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제가 연습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점은 "급할수록 돌아가란"말처럼 차근차근, 천천히 연습을 잘 해놓는 거에요. 제가 성격이 급한 편이라 천천히 연습을 잘 안하는 편이었는데, 막상 빠르게 연습만 하다보니 구멍이 빵빵 나더라고요. 천천히 제 음악을 살피면서 연습을 잘 해 놓으면 나중에 구멍 메우는 작업을 생략하게 되서 결국엔 시간적으로 단축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여러분, 마음이 촉박하더라도 천천히 차근차근 음악을 매꿔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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