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을 최고의 문화도시로 이끌고 싶어요!”
석사동 작은 피아노 스튜디오에서 만난 젊은 아티스트 백채영은 춘천에서 태어나 강원예고를 거쳐 경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뒤 지금은 강원대에서 공연예술 박사과정에 있으면서 서울예고 발레과에 출강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로 연주 활동이 어려워져 그동안 미뤘던 공부를 더 하기로 결심하고 춘천으로 돌아왔다. 대학생 시절부터 연주뿐 아니라 무대 프로그램 기획 같은 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대부분의 음대 출신자들과 달리 그는 유학보다는 현실적인 직업을 갖고 싶었다. 꼭 피아노만이 아니더라도 음악 PD나 군악 장교처럼 피아노와 연계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는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콘서트피아니스트이면서 발레피아니스트다. 발레 공연 현장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지난해 두 번의 연주회가 있었는데, 지난해 9월 9일 프랑스어로 ‘인사하다’는 뜻의 ‘레베랑스’를 주제로 피아노 독주회를 열었다. 나머지 하나는 12월 17일 청년 예술가들과 어울려 ‘행복한 봄내’라는 테마로 연 피아노 앙상블 연주회였다. 두 연주회 모두 춘천문화재단과 강원문화재단 젊은 예술인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춘천에 정착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2020년 4월에 코로나 때문에 어렵게 준비한 첫 연주회가 무산될 뻔했다. 연주뿐 아니라 행정 업무까지 도맡아 해야 하는 처지에서 너무나 벅찼다. 관객 동원도 불가능한 극한의 상황에서 5월에 콘서트를 열었다. 다행히 70여 명의 관객이 찾아 첫 콘서트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공연 기획부터 연주 연습에 관객 동원까지 혼자 다 하면서 잘 이겨낸 자신이 대견했다. 앞으로도 고향에서 자신과 비슷한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면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그의 인생 버킷리스트다.
“워낙 피아노 전공자들이 많고 배경이 다양해서 모두 조성진처럼 살 수는 없어요. 조금 더 돋보이려면 다른 참신함이 있어야 해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만족하며 열심히 노력했으니 이제는 4차 산업혁명에 맞게 다른 길을 걸어도 되지 않을까 일찍부터 고민했던 거 같아요. 젊음을 장점으로 트렌드를 빨리 읽어 춘천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면 좋을 거 같아요. 지역 예술인들 중심으로 젊은 아티스트들을 끌어주며 연주하는 기회를 만드는 게 제 버킷리스트입니다.”
춘천에서 피아니스트 하면 ‘백채영’이라는 명성을 얻고 싶다. 그는 언제든 공연할 준비가 돼 있다. 그 야무지고 당당한 모습 속에서 춘천 문화예술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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